서울여행 후기

을지로 볼거리 정리: 세운상가, 인쇄골목, 사라지는 것들 (2026)

을지로에서 볼 것을 공식 자료로 정리했어요. 1968년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 세운상가와 철거가 결정된 공중보행로, 서울시가 직접 「철거 진행 중」이라 적은 철공소 골목, 그리고 지금도 돌아가는 인쇄·조명·공구 골목까지.

세운상가 정면, 「Makercity SEWOON」 간판 아래 조명 가게들이 늘어서고 양옆으로 공중보행교가 뻗어 있다

이 글에 나온 장소

명소세운상가
위치
서울특별시 중구 청계천로 159
메뉴
관람 무료
1968년에 문을 연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입니다.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했어요.
명소입정동 철공소 골목
위치
서울특별시 중구 입정동 을지로17길·15길 일대 약 350m
메뉴
공식 지위 서울미래유산 2016-044
서울시 공식 페이지가 「재개발을 위하여 철거가 진행 중」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가시기 전에 확인하세요.

을지로에서 보는 것은 관광지가 아니라 일터입니다. 인쇄기가 돌아가고 지게차가 종이를 나르는 골목을 걷는 거예요.

그리고 그 상당 부분이 지금 철거 중입니다. 이 글은 그 점을 먼저 말씀드리려고 씁니다.

세운상가 정면, 「Makercity SEWOON」 간판 아래 조명 가게들이 늘어서고 양옆으로 공중보행교가 뻗어 있다
사진: MaRail,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새 창에서 열림)

세운상가

1968년에 문을 연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입니다.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했어요.

서울관광재단 소개문입니다.

1968년에 문을 연 ‘세운상가’는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이자 1970-80년대를 대표하는 전기·전자산업의 메카로 화려한 전성기와 쇠퇴의 어두운 시절을 모두 견뎌낸 곳입니다.

터의 내력도 특이합니다. 1945년 일본이 공습에 대비해 건물을 짓지 않고 비워 둔 「소개공지」 자리였어요. 전쟁 뒤 판잣집이 들어섰고, 1966년 대한민국 최초의 도심재개발 사업지역이 되어 2년 만에 세운상가가 섰습니다.

지금도 전기·전자부품, 조명, 음향기기, CCTV를 파는 가게가 들어 있습니다.

공중보행로는 철거됩니다

을지로 위를 가로지르는 철골 공중보행교, 아래로 차와 버스가 지나간다
사진: UniCon,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새 창에서 열림)

여기가 중요합니다. 인터넷에서 “세운상가 공중보행로를 걸어 보라”는 글을 보셨다면 정보가 오래된 것일 수 있습니다.

  • 2024년 12월 26일 서울시 도시재생위원회에서 「다시세운」 도시재생사업이 완료 조치로 의결됐습니다. 공식 종료예요.
  • 2026년 3월 26일 서울시 팩트브리핑은 “낡고 위험한 콘크리트 상가군을 철거” 해 약 13만 6천㎡ 녹지축을 만드는 것이 현 방침이라고 못박았습니다.

공중보행로에 대한 서울시 설명입니다.

세운상가 일대 공중보행로는 세운상가에서 청계·대림상가, 삼풍상가·PJ호텔, 인현·진양상가까지 약 1km 구간에 걸쳐 설치되어 있으며 … 삼풍상가와 PJ호텔 양측 약 250m 구간에 설치된 철골구조의 보행교 구간에 대한 시설폐지가 포함된다.

250m 구간은 시설폐지가 의결됐고, 나머지도 상가군 공원화와 함께 단계적으로 철거됩니다. 즉 보행교는 남지 않습니다.

삼풍상가 일대 5,670㎡ 공원은 2025년 7월 17일 실시계획이 고시됐고 2026년 상반기 착공이 목표입니다.

지금 통행이 가능한 구간이 어디까지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가시기 전에 현장 안내를 보셔야 합니다.

서울시가 「철거 중」이라 적은 골목

이런 표현을 공식 문화유산 페이지에서 보는 건 흔치 않습니다.

입정동 철공소 골목은 서울미래유산 2016-044로 지정돼 있습니다. 중구 입정동 을지로17길과 15길 일대 약 350m, 1960년대에 형성된 골목이에요.

그 페이지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2021년 입정동 철공소 골목이 위치한 세운 3-2구역이 관리처분인가가 완료 … 현재는 일대가 재개발을 위하여 철거가 진행 중

지정된 문화유산인데 철거 중입니다. 앞서 맛집 글에서도 적었지만 서울미래유산 지정은 보존 의무가 없습니다. 서울시 스스로 “획일적 보전을 위한 규제 장치가 아니다”라고 밝혀 뒀어요.

인현 지하도상가도 “세운상가 공공공간 조성 공사에 따른 한시적 폐쇄” 로 기재돼 있습니다.

지금도 돌아가는 골목들

철거 이야기만 하면 오해를 부를 수 있습니다. 여전히 일하는 골목이 많습니다.

서울시가 2025년 서울미래유산 시민 답사 코스로 짠 순서가 좋은 참고가 됩니다.

을지로 골뱅이거리 – 을지로 노가리거리 – 입정동 철공소골목 – 을지로 조명거리 – 청계공구상가 – 세운상가 – 기계금속골목 – 인현시장 – 충무로 인쇄골목

축을 잡으시면 이렇습니다.

  • 조명거리 — 을지로 큰길가. 샹들리에부터 LED까지 한 블록이 조명만 팝니다
  • 공구상가 — 청계천 쪽. 드릴과 절단기, 호스가 인도까지 나와 있어요
  • 인쇄골목 — 을지로와 충무로 사이. 명함 한 통부터 받습니다
  • 기계금속골목 — 선반과 밀링이 돌아가는 곳

가게에 들어가실 일은 없습니다. 도매와 주문 제작이 주라서요. 걸으면서 보는 게 이 동네를 즐기는 방식입니다.

사진 찍으실 때

여기는 사람들의 일터입니다. 작업 중인 분과 기계를 정면으로 찍기 전에 한 번 양해를 구하시는 게 좋습니다. 골목이 좁아서 지게차와 수레가 수시로 지나가니 길 가운데 서 계시면 위험하고요.

방산시장

이름은 시장인데 분류가 다릅니다.

서울시 「전통시장 현황」(2026년 8월 28일 기준)에 방산시장은 등록시장이 아니라 「상점가」 로 올라 있습니다. 바로 옆 방산종합시장이 등록시장이에요.

이 구분이 실제로 의미가 있습니다. 서울시 안내입니다.

전통시장 유형 중 “등록, 인정” 외에 상점가 등은 … 전통시장에 해당하는 추가 소득공제율이 적용되지 않음

방산시장은 중구 공식 자료에 「인쇄·포장」 시장으로 나옵니다. 인터넷에 제과·제빵 재료 시장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 부분은 공식 근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힙지로」는 공식 용어인가

반쯤 그렇습니다. 서울시가 2026년 8월 보도자료에 이렇게 썼어요.

을지로는 인쇄소와 철공소, 작업장이 밀집해 형성된 독특한 산업경관에 카페와 공방, 문화공간이 더해지면서 … ‘힙지로’라는 별칭을 얻으며

서울시 공식 보도자료에 등장하는 표현이지만, 서울시 스스로 “별칭”이라고 적습니다. 행정 명칭은 아니에요.

그 보도자료는 야간관광 현장점검 내용인데, 점검 코스가 “인쇄소·철공소 골목, 을지로 골뱅이 골목, 노가리 야장 거리” 였습니다. 서울시가 보는 을지로의 관광 자원이 그 셋이라는 뜻입니다.

어느 출구로 나가나

을지로3가역 역명판, 한국어와 영어·중국어·일본어가 함께 적혀 있고 2호선 203번이라고 표시돼 있다
사진: Mobius6,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새 창에서 열림)
목적지역과 출구
세운상가·청계공구상가2호선 3호선 을지로3가역
골뱅이골목2호선 3호선 을지로3가역 12번 출구
노가리 골목2호선 3호선 을지로3가역, 도보 3~5분
조명거리·방산시장2호선 5호선 을지로4가역
인쇄골목3호선 4호선 충무로역 방향
도심 빌딩가2호선 을지로입구역

을지로3가역은 2호선3호선 이 만나는 환승역이고, 을지로4가역은 2호선5호선 입니다.

확인하지 못한 것

공중보행로의 현재 통행 가능 구간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철거 방침과 250m 구간 시설폐지 의결은 공식 문서로 확인했지만, 오늘 어디까지 걸을 수 있는지는 별개 문제예요.

입정동 철공소 골목이 지금 어느 정도 남아 있는지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서울시 문서에 “철거 진행 중”이라고만 적혀 있어요.

방산시장이 제과·제빵 재료를 취급하는지는 공식 근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역별 출구 번호를 전부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위 표에서 번호를 적은 것만 공식 확인분이에요.

정리

  • 세운상가는 1968년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이고 김수근 설계입니다.
  • 다시세운 사업은 2024년 12월에 공식 종료됐고, 현 방침은 상가군 철거와 녹지축 조성입니다.
  • 공중보행로는 남지 않습니다. 250m는 이미 시설폐지가 의결됐어요.
  • 입정동 철공소 골목은 서울시가 「철거 진행 중」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 조명·공구·인쇄·기계금속 골목은 지금도 일합니다. 걸으면서 보세요.
  • 방산시장은 등록시장이 아니라 상점가입니다.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을지로는 지금 보지 않으면 못 보는 것이 많은 동네입니다. 다만 그건 관광지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일터가 없어지는 일이라는 것도 같이 아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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