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행 후기

서촌 여행 총정리: 47년간 높이가 묶여 있던 동네 (2026)

서촌을 처음 가는 분을 위한 총정리예요. 1977년부터 2024년까지 47년간 높이가 묶여 있었다는 것, 재개발 예정구역 세 곳이 2015년에 직권해제됐다는 것, 프랜차이즈가 못 들어오는 이유, 그리고 이름이 세 개인 동네라는 것까지.

옥상에서 내려다본 서촌, 낮은 지붕들이 이어지고 멀리 도심 고층 빌딩들이 보인다

이 글에 나온 장소

명소서촌 (경복궁서측)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운효자동·사직동 일대 14개 법정동
메뉴
관람 무료
경복궁역 2번 출구가 통인시장 방향입니다. 북촌의 3분의 1 크기예요.
명소통인시장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15길 18
영업시간
고객만족센터 평일 11:00~15:00 · 월요일 휴무
메뉴
엽전 1개 500원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515m입니다.

서촌은 47년 동안 높이가 묶여 있던 동네입니다.

경복궁 옆이라 1977년부터 최고고도지구였고, 그 규제가 2024년에야 처음 완화됐습니다. 그 사이에 서울 대부분이 다시 지어지는 동안 여기는 못 올렸어요.

옥상에서 내려다본 서촌, 낮은 지붕들이 이어지고 멀리 도심 고층 빌딩들이 보인다
사진: Republic of Korea from Seoul, Republic of Korea, CC BY-SA 2.0, via Wikimedia Commons (새 창에서 열림)

위 사진이 그 결과입니다. 낮은 지붕이 이어지다가 저 멀리 도심 빌딩이 보입니다.

이름이 세 개입니다

먼저 이것부터 정리하겠습니다. 같은 곳을 부르는 말이 셋이에요.

서촌 —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입니다.

세종마을 — 주민들이 붙인 이름이에요. 현장 안내판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2010년부터 주민들은 세종대왕의 얼이 살아 있는 문화예술마을로 가꾸고자 하는 열망을 담아 세종마을이라 이름 지어 부르기 시작하였다.

관에서 붙인 게 아니라 주민들이 부르기 시작한 이름입니다. 세종대왕 생가터가 여기 있어요.

경복궁서측 — 서울시 행정 문서의 공식 명칭입니다. 마을 이름이 아니라 위치 지시어예요.

경복궁서측 지구단위계획구역 경복궁서측 주거환경관리사업구역

도시계획 문서를 찾아보실 일이 있으면 “경복궁서측” 으로 찾으셔야 나옵니다.

어디까지가 서촌인가

서울한옥포털 설명입니다.

경복궁 서측은 경복궁 서쪽에서 인왕산 기슭에 이르는 지역으로, 조선시대부터 형성된 오래된 한옥밀집주거지역이다. 서울시 종로구 효자동, 옥인동 등 14개 법정동을 포함하는 지역으로 북촌 영역의 면적에 비하면 1/3 정도의 규모이다.

북촌의 3분의 1입니다. 생각보다 작아요.

왜 아직 낮은가

세종마을 안내판, 마을의 옛 이름과 내력이 한국어와 영어로 적혀 있다
사진: 오모군, CC BY 3.0, via Wikimedia Commons (새 창에서 열림)

연표로 보시면 분명합니다.

시점일어난 일
1977년 5월 9일경복궁 주변 최고고도지구 최초 지정
2010년 4월 15일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2010년 6월 24일한옥밀집지역 지정
2015년 2월 17일개발행위허가 제한
2015년 10월 8일재개발 정비예정구역 3곳 직권해제
2016년 7월 14일지구단위계획 재정비 · 프랜차이즈 입지 불허
2024년 6월 27일47년 만의 첫 높이 완화 (20m → 24m)

1977년부터 2024년까지 서촌의 법정 최고 높이는 15~20m였습니다. 4~6층이 물리적 상한이었어요.

2024년에 일부 구역(80,747㎡)이 24m로 풀렸는데, 서울시 보도자료의 표현이 이렇습니다.

1977년 고도지구 최초 지정 이후 처음으로 서촌 지역 일부를 20→24m로 완화

47년 만에 처음입니다.

재개발이 있었고, 해제됐습니다

여기가 제가 처음에 잘못 알았던 부분입니다. 서촌에도 재개발 계획이 있었어요.

필운·체부·누하 세 곳이 주택재개발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돼 있었습니다(2006년, 2007년). 그리고 2015년 10월 8일에 직권해제됐어요.

그러니까 “규제 때문에 애초에 개발이 불가능했다”는 건 절반만 맞습니다. 개발 경로는 실제로 열렸다가 닫혔습니다.

그 다음 해에 보존형 계획이 들어섰고요. 2016년 7월 14일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로 주거환경관리사업구역 563,151.2㎡ 가 신설되고 최대개발규모 200~1,200㎡, 프랜차이즈 음식점 입지 불허가 정해졌습니다.

네 동네를 비교하면

이 블로그가 다룬 서울 도심 네 곳의 처방이 전부 다릅니다.

  • 을지로 — 철거 결정
  • 익선동 — 2018년 정비구역 해제 + 같은 날 보전장치
  • 서촌1977년 높이 규제 → 2015년 직권해제 → 2016년 보존 계획
  • 성수동 — 2015년 임대료 억제 조례

서촌이 익선동보다 3년 빨랐습니다.

프랜차이즈가 없습니다

이게 걸으실 때 바로 느껴집니다. 서울미래유산 설명문이 이유를 밝혀 둬요.

2012년 수성동계곡 복원을 기점으로 서촌 지역은 새로운 명승지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지나친 상업화로 주요 경관자원 훼손,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등 부작용이 발생하였다. 이에 2016년 5월에 … 건물 높이를 4층으로 제한하고, 프랜차이즈 빵집과 식당의 입점을 제한하였다.

체인점이 안 보이는 게 취향이 아니라 계획입니다.

가는 법

3호선 경복궁역입니다. 출구를 알아 두시면 편해요.

목적지출구
통인시장 ·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2번 출구 (시장까지 515m)
수성동 계곡3번 출구에서 9번 종로09 마을버스
종로구 공식 도보 코스 집합1번 출구

공항버스가 섭니다

공항리무진 6011번 이 경복궁역에 섭니다. 정류장은 1번 출구 서울경찰청 건너편이에요.

  • 첫차 04:31, 막차 20:48
  • 성인 17,000원

경복궁역에 서는 노선은 6011번 하나뿐입니다. 같은 노선이 창덕궁과 안국역에도 서서 한옥 숙소 쪽에 유용해요.

월요일을 조심하세요

이게 서촌의 함정입니다. 고궁은 화요일에 쉬는데 서촌 시설은 월요일에 쉽니다.

월요일 휴관인 곳입니다.

  • 윤동주문학관
  • 박노수미술관
  • 상촌재
  • 황학정 국궁전시관
  • 청운문학도서관
  • 인왕산 숲속쉼터

월요일에 오시면 볼 수 있는 실내 시설이 거의 없습니다. 다만 사직단은 상시 개방이고 무료라 월요일 대안이 됩니다.

거꾸로 화요일에는 경복궁이 쉬니까 서촌이 대안이에요. 두 동네를 이어 붙이실 때 요일을 맞추시면 됩니다.

하루 코스

통인시장 기와 모양 입구 간판과 그 양옆으로 늘어선 낡은 상가 건물들
사진: Republic of Korea from Seoul, Republic of Korea, CC BY-SA 2.0, via Wikimedia Commons (새 창에서 열림)

서촌은 작습니다. 반나절이면 충분해요.

  1.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 — 통인시장에서 엽전 도시락 (점심, 월요일 휴무)
  2. 골목 걷기 — 한옥과 낮은 건물 사이
  3. 수성동 계곡 — 3번 출구에서 마을버스, 또는 걸어서 올라가기
  4. 윤동주문학관 또는 박노수미술관 (월요일 휴관)
  5. 저녁은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경복궁과 붙어 있어서 오전에 경복궁, 오후에 서촌으로 묶는 게 가장 흔한 조합입니다. 다만 화요일은 경복궁이 쉽니다.

이런 분께 맞아요

맞는 경우입니다.

  • 낮은 동네를 걷는 걸 좋아하시는 분
  • 경복궁 일정에 반나절을 붙이고 싶으신 분
  • 체인점 없는 동네를 보고 싶으신 분
  • 한옥에서 자 보고 싶으신 분. 서울 한옥 숙소의 4분의 1이 여기 있어요

안 맞는 경우입니다.

  • 쇼핑이나 대형 시설을 기대하시면 없습니다
  • 월요일에 오시면 실내 시설이 거의 닫혀 있어요
  • 북촌 같은 규모를 생각하시면 3분의 1 크기입니다

정리

  • 1977년부터 2024년까지 47년간 높이가 묶여 있었습니다.
  • 재개발 예정구역 3곳이 2015년에 직권해제됐고, 이듬해 보존 계획이 들어섰습니다.
  • 2016년부터 프랜차이즈 빵집·식당은 못 들어옵니다.
  • 이름이 셋입니다. 서촌, 세종마을(주민이 2010년부터), 경복궁서측(행정).
  • 북촌의 3분의 1 크기예요.
  • 경복궁역 2번 출구가 시장 방향, 공항버스는 6011번입니다.
  • 서촌 시설은 월요일 휴관, 고궁은 화요일입니다.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서촌이 낮은 건 남겨 둬서가 아니라 못 올려서였고, 그러는 사이 남길 만한 동네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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