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행 후기

익선동 여행 총정리: 재개발이 무산된 한옥 골목 (2026)

익선동을 처음 가는 분을 위한 총정리예요. 1930년대에 조선인을 위해 지어진 도시형 한옥, 2018년에 재개발구역이 해제되고 보전장치가 걸린 과정, 골목이 좁은 것이 규제의 결과라는 것, 그리고 주민이 사는 동네라는 점까지.

익선동 좁은 골목, 양옆 한옥 기와지붕 위로 전선이 얽혀 있고 뒤편에 오피스텔 건물이 솟아 있다

이 글에 나온 장소

명소익선동 한옥마을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익선동 일대
영업시간
골목은 상시 개방 · 가게마다 영업시간이 다릅니다
메뉴
관람 무료
종로3가역 4번 출구에서 141m입니다. 익선 한옥밀집지역 31,121.5㎡, 한옥보전구역 7,565.9㎡로 지정돼 있어요.

익선동은 서울에서 재개발이 무산된 동네입니다.

바로 옆 을지로는 서울시가 “낡고 위험한 상가군을 철거”하겠다고 밝혔고 실제로 철거가 진행 중입니다. 익선동은 정반대예요. 2018년에 재개발구역 지정이 풀렸고, 같은 날 보전장치 세 개가 걸렸습니다.

이 글은 그 과정과 지금의 모습을 공식 자료로 정리한 겁니다.

익선동 좁은 골목, 양옆 한옥 기와지붕 위로 전선이 얽혀 있고 뒤편에 오피스텔 건물이 솟아 있다
사진: S h y numis,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새 창에서 열림)

누가 지었나

1930년대입니다. 일제강점기예요.

서울시 공식 콘텐츠의 서술입니다.

정세권은 당시 일본인들이 서울에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남촌이나 충무로 지역의 거주 지역을 확대하여 종로나 북촌으로 진출하는 것을 크게 우려하였다. 그리고 이를 위한 대책으로 조선인들을 위한 한옥 조성 작업에 뛰어들었다.

정세권은 1920년대 후반 거의 방치가 되었던 누동궁 주변 익선동 일대의 대지를 사들였고, 1935년 이곳에 수십 채의 한옥이 들어서게 되었다.

정세권은 1920년 무렵 건양사(建陽社) 라는 부동산 개발회사를 세운 사람입니다. 서울시는 그를 “근대 최초의 디벨로퍼” 라고 적어요.

한옥 개발로 번 돈은 신간회와 조선어학회 후원에 썼고, 1990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받았습니다.

여기는 조심해서 적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낭만적이라 과장되기 쉽습니다. 공식 자료와 아닌 것을 나눠 두겠습니다.

  • 서울시 공식 서술 — 건양사 설립, 일본인의 북촌·종로 진출을 막으려는 의도, 익선동 매입과 1935년 조성, 민족운동 지원, 건국훈장
  • 연구자의 추정 — “1929년 한 해에 170여 채”라는 숫자는 김경민 교수의 단행본 인용입니다. 서울시 자체 조사 수치가 아니에요
  • 확인되지 않음익선동에 정세권이 지은 한옥이 정확히 몇 채인지는 공식 수치가 없습니다

지금 익선동에 남은 한옥 수는 서울한옥포털 기준 118채입니다. 이건 “현재 남은 수”이지 “정세권이 지은 수”가 아니에요.

도시형 한옥이 뭔가

전통 한옥과 다릅니다. 좁은 땅에 여러 채를 붙여 지은 집합 주택이에요. 마당이 작고 골목이 좁습니다.

그러니까 익선동은 처음부터 대량 공급된 서민 주택 단지였지, 양반집 동네가 아니었습니다.

재개발은 왜 무산됐나

여기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연표로 보시면 분명해요.

시점일어난 일
2004년 4월 29일익선 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
2014년 1월 3일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 취소
2014년 10월 1일도시계획위원회, 해제안 보류
2018년 4월 18일도시계획위원회, 해제안 원안 가결
2018년 5월 10일해제 + 지구단위계획 + 한옥밀집지역 지정, 한꺼번에 고시

결정적 순간은 2018년이 아니라 2014년 10월 1일입니다. 도시계획위원회가 그냥 풀어주지 않고 이렇게 요구했어요.

정비구역 해제 전에 한옥밀집지역 지정·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등 관리방안을 마련해 재상정할 것

“풀어주되 보전장치를 먼저 깔아라” 는 뜻입니다. 그 장치가 완성된 2018년 5월 10일에야 해제됐고, 같은 날 세 가지가 동시에 고시됐습니다.

  • 도시환경정비구역 해제
  • 익선 지구단위계획 결정
  • 익선 한옥밀집지역(31,121.5㎡)과 한옥보전구역(7,565.9㎡) 지정

다만 정직하게 적겠습니다

“주민들이 재개발을 막아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그걸 뒷받침하는 공식 문서는 찾지 못했습니다.

공식 기록이 말하는 건 두 가지예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이 2014년에 취소됐다는 것, 그리고 도시계획위원회가 보전 조건을 붙였다는 것입니다. 사업이 먼저 좌초했고 거기에 행정이 조건을 걸었습니다.

골목이 좁은 건 규제 때문입니다

익선동 골목 입구에 세워진 안내판과 그 너머로 이어지는 한옥 처마와 가게들
사진: S h y numis,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새 창에서 열림)

익선동 골목이 좁은 게 감성이 아니라 법으로 정해진 결과라는 걸 아시면 이 동네가 달리 보입니다.

지구단위계획 고시문 원문입니다.

필지합병 불허 — 적용대상: 구역전체

최대개발규모 330㎡ 이하

땅을 합칠 수 없고 개발 단위가 330㎡로 묶여 있습니다. 큰 건물을 올리는 게 구조적으로 불가능해요.

높이도 정해져 있습니다. 한옥보전구역은 한옥 1층 이하, 비한옥도 2층(8m) 이하입니다. 사실상 단층이에요.

한옥을 지으면 이득이 붙습니다

이 설계가 영리합니다. 헐지 못하게 막는 게 아니라 헐면 손해가 나도록 만들어 뒀어요.

한옥으로 지으면 건폐율 20% 완화, 주차장 설치 의무 100% 면제, 용도 완화를 받습니다. 한옥을 헐고 일반 건물을 올리면 이 혜택이 전부 사라지고 높이·규모 제한만 남아요.

카페가 된 건 규제를 피한 게 아닙니다

이것도 오해가 많습니다. 지구단위계획 「권장용도」 목록에 이렇게 적혀 있어요.

휴게음식점, 제과점 → 전통찻집, 한정식집, 전통주점 단독주택 → 한옥체험업, 도시민박업

카페와 제과점은 서울시가 권장한 용도입니다. 익선동의 카페화는 빈틈을 파고든 게 아니라 계획된 방향이었어요.

가장 최근 변경은 2025년 11월 13일 종로구 고시로, 건축물 불허용도를 정정한 것입니다.

가는 법

1호선 3호선 5호선 종로3가역입니다. 세 노선 환승역이에요.

  • 익선동 한옥거리4번 출구에서 141m
  • 낙원상가 — 5번 출구에서 114m
  • 종묘 — 8번 출구에서 220m

공항에서 오실 때는 공항철도 로 서울역까지 와서 1호선 로 갈아타시면 됩니다.

하루 코스

종로구 공식 골목길 탐방 코스가 있습니다. 「익선동 / 세대를 잇는 길 / 2시간」 이에요.

익선동 한옥마을 · 우리소리도서관 · 주얼리지원센터 · 돈화문 국악당 · 어르신친화거리 · 서순라길

구청이 밝힌 탐방 포인트가 재미있습니다.

익선동의 젊은이와 종로3가 일대의 어르신 간 세대를 잇는 소통의 길

익선동은 작습니다. 골목을 다 도는 데 30분이면 충분해요. 그래서 종로3가 일대와 묶어서 반나절로 잡으시는 게 맞습니다. 창덕궁과 종묘가 걸어서 갈 거리에 있어요.

주민이 사는 동네입니다

낮은 한옥 지붕선이 이어지는 익선동 골목, 민트색 가게 앞으로 나무 데크가 깔려 있다
사진: S h y numis,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새 창에서 열림)

종로구가 익선동 페이지에 이 문구를 걸어 뒀습니다.

골목길 탐방 코스 중 일부는 주민들이 실제 생활하는 거주지입니다.

약속 1. 고성과 무분별한 촬영 등으로 주민들을 놀라게 하거나 불편하게 하지 마세요! 약속 2. 쓰레기가 생겼다면 반드시 가지고 가셔야 해요! 약속 3. 작은 소음에도 주의해 주시고, 확성기나 마이크는 절대 사용하지 마세요! 약속 4. 주민들의 한옥 또는 집안 내부를 함부로 들여다보거나 몰래 촬영하지 마세요!

골목이 워낙 좁아서 카페 문과 남의 집 대문이 구분이 안 됩니다. 네 번째가 그래서 있는 거예요.

북촌과 헷갈리지 마세요. 방문 시간 제한과 과태료는 북촌 레드존 이야기이고 익선동에는 그런 규제가 없습니다. 다만 권고는 있습니다.

이런 분께 맞아요

맞는 경우입니다.

  • 좁은 골목과 낮은 지붕선을 좋아하시는 분
  • 도시가 어떻게 남고 어떻게 없어지는지에 관심 있으신 분
  • 종로 일정에 반나절을 더 붙이고 싶으신 분

안 맞는 경우입니다.

  • 넓은 한옥 고택을 기대하신다면 다릅니다. 여기는 서민 주택 단지였어요
  • 조용한 걸 원하시면 저녁은 피하세요
  • 익선동만 보러 오시면 30분이면 끝납니다

정리

  • 1930년대 조선인을 위해 지어진 도시형 한옥 단지입니다.
  • 2014년 조합설립추진위 승인 취소로 사업이 좌초했고, 도시계획위원회가 보전 조건을 붙였습니다.
  • 2018년 5월 10일 해제·지구단위계획·한옥밀집지역이 같은 날 고시됐습니다.
  • 필지합병 불허, 최대개발규모 330㎡. 골목이 좁은 건 규제의 결과예요.
  • 한옥으로 지으면 건폐율 완화와 주차장 면제를 받습니다.
  • 카페는 지구단위계획의 권장용도입니다.
  • 종로3가역 4번 출구에서 141m, 주민이 사는 동네입니다.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익선동은 남겨진 게 아니라 남기기로 결정된 동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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